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삶의 질을 이야기하기 위한 기록

7가지 관찰을 수의사와 이야기할 자료로 남기기

slug: quality-of-life

title: 삶의 질을 이야기하기 위한 기록

description: 노령 후반부에 접어든 아이의 하루하루를 어떻게 남겨두면, 주치의·가족과 이야기할 때 도움이 되는지 정리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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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ublishedAt: 2026-08-05

sources:

- label: Quality of Life Scale (Villalobos) — 수의 완화의료 통용 척도

url: https://www.ncbi.nlm.nih.gov/books/

이 글은 답을 주지 않습니다.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.

노령 후반부에는 판단하기 어려운 질문들이 찾아옵니다. 오늘은 괜찮은 날인가. 요즘 힘들어하는 게 늘었나. 그런데 매일 곁에 있는 사람일수록 변화를 알아채기 어렵습니다. 어제와 오늘은 늘 비슷해 보이니까요.

그래서 숫자로 남겨둡니다. 정답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, 한 달 전의 나와 오늘의 내가 같은 기준으로 봤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.

흔히 쓰는 7가지 축

수의 완화의료에서 널리 쓰이는 척도 하나가 일곱 가지 항목을 각각 0~10으로 보는 방식입니다. 머리글자를 따서 HHHHHMM이라고 부릅니다.

| 항목 | 무엇을 보나 |

|---|---|

| 통증 (Hurt) | 아파 보이는가. 숨 쉬는 게 편안한가 |

| 식사 (Hunger) | 스스로 충분히 먹는가 |

| 수분 (Hydration) | 물을 충분히 마시는가 |

| 위생 (Hygiene) | 몸을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는가. 배변 실수는 |

| 기분 (Happiness) | 반응하는가. 좋아하던 것에 관심을 보이는가 |

| 움직임 (Mobility) | 스스로 일어나고 이동할 수 있는가 |

| 좋은 날 (More good days than bad) | 좋은 날이 나쁜 날보다 많은가 |

각 항목을 0(아주 어려움)에서 10(문제없음)으로 매깁니다.

점수를 어떻게 쓰나요

· *여기서 중요한 것 하나. 이 점수에는 "몇 점 이하면 이렇게 하라"는 기준선이 붙어 다니는 경우가 있지만, 그 판단은 이 글도, 어떤 앱도 대신할 수 없습니다. 아이의 상태와 상황을 아는 것은 주치의와 가족뿐입니다.

점수를 쓰는 방법은 이렇습니다.

· *① 같은 사람이 매깁니다

사람마다 기준이 다릅니다. 매번 다른 가족이 매기면 비교가 안 됩니다.

· *② 같은 시간대에 매깁니다

아침과 저녁의 컨디션이 다른 아이가 많습니다.

· *③ 주 1회 정도면 충분합니다

매일 매기면 지치고, 하루하루의 변동에 흔들립니다. 주 1회를 몇 달 모으면 추세가 보입니다.

· *④ 총점보다 어느 항목이 떨어졌는지를 봅니다

총점 42가 38이 된 것보다, '움직임'이 8에서 4가 된 것이 이야기할 거리입니다. 그건 대응할 수 있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요.

이야기를 시작하는 데 쓰세요

이 기록의 가장 큰 쓸모는 말을 꺼내기 어려운 대화를 시작하게 해주는 것입니다.

· *주치의에게

· "최근 한 달 동안 움직임 항목이 계속 내려가고 있어요.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?"

· "통증 점수를 어떻게 봐야 할지 모르겠어요. 아파하는 신호가 어떤 건가요?"

· "지금 상태에서 삶의 질을 올릴 수 있는 게 있을까요?"

· *가족에게

가족끼리 아이의 상태를 다르게 느끼는 일은 아주 흔합니다. 한 사람은 "많이 힘들어 보인다"고 하고 다른 사람은 "아직 괜찮다"고 합니다. 둘 다 진심입니다.

이때 각자 따로 점수를 매겨보면 어디서 인식이 갈리는지 보입니다. 감정으로 부딪히는 대신 항목을 놓고 이야기할 수 있게 됩니다.

통증에 대해서

일곱 항목 중 보호자가 가장 판단하기 어려워하는 것이 통증입니다. 개와 고양이는 아픈 것을 잘 숨기고, 특히 고양이는 더합니다.

· *"우리 아이가 아플 때 어떤 신호를 보이나요?" — 이 질문을 주치의에게 해두세요. 아이마다, 질환마다 다릅니다. 웅크리는 자세, 만지는 걸 피함, 그루밍이 줄어듦, 숨는 시간이 늘어남 같은 것들이 언급되곤 합니다.

무엇을 봐야 하는지 알고 나면 점수가 훨씬 정확해집니다.

마지막으로

이 기록을 시작하는 것 자체가 무겁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. 그런데 많은 보호자가 나중에 이렇게 말합니다. 기록이 있어서 결정을 덜 후회했다고.

숫자는 답을 주지 않습니다. 다만 그때 내가 무엇을 보고 있었는지를 남겨줍니다.

이 글은 관찰과 대화를 돕기 위한 것입니다. 어떤 점수에 대해서도 판정하지 않으며, 아이의 상태와 앞으로의 선택에 관한 판단은 주치의와 가족에게 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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